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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속의 운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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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신문]〈조선에서 온 붉은 승려〉
관리자
조회수 : 2101   |   2013-10-18


좌파로 낙인 찍혔던 독립운동가
정찬주/김영사/300면/13,000원

  
 

운암 김성숙 선생이 입적했을 때였다. 정부는 독립운동가였던 운암의 장례식을 사회장으로 치르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좌파라는 낙인이 찍혀 장례식 치를 장소가 마땅치 않았다. 그러자 가장 애가 탄 사람은 운허 스님이었다. 동국역경원장을 맡고 있던 운허는 당장 총무원장 영암 스님을 찾아갔다. 장례식장으로 조계사 마당을 빌리기 위해서였다. 사연을 들은 영암은 흔쾌히 허락했다. 그런데 장례식 당일 문제가 생겼다. 운허와 유족들은 매장하기로 합의했지만 총무원 일부 간부들이 반대했다. 운암이 한때 승려였고 불교식으로 집전하고 있으니 다비식을 치러야 한다고 맞섰던 것이다. 운허가 나섰다.

“운암이 지금은 비록 이름 없는 산자락에 묻히지만 세상 사람들이 반드시 운암을 귀하게 여길 때가 올 것이네. 지금 화장해 한 줌 재로 흩어버린다면 그때 가서 운암을 어디서 무엇으로 찾을 것인가?”

그로부터 35년 뒤 놀라운 시절인연이 왔다. 운암에게 건국훈장 독립장이 추서되더니, 파주 유택에 있던 운암의 유해가 마침내 서울 동작동 국립묘지에 안장됐다.

님 웨일즈 〈아리랑〉의 주인공 김산(장지락)의 사상적 스승이었던 운암 김성숙 선생의 생애를 담은 소설책이 나왔다.

소설은 조선에서 승려 생활을 하며 사회주의 운동을 하다 1923년 26세의 나이로 중국 베이징으로 건너가 아나키스트와 민족주의 혁명가로 활동했던 운암의 삶의 궤적을 쫓아간다. 용문사에서 불가에 입문해 태허라는 법명을 받은 그는 만세시위운동을 주도하다 서대문형무소에 수감된다. 이후 무산자동맹회와 조선노동공제회에 들어가 독립운동을 펼치다 베이징으로 건너간다. 아나키스트로 변신한 그는 테러 조직 의열단에 들어가고 잡지 〈혁명〉을 발간한다.

소설에서는 ‘조선에서 온 붉은 승려’ 운암 외에도 전설적인 혁명가 김산, 거침없는 테러로 일본인들을 두려움에 떨게 한 의열단원 오성륜, ‘인민해방군가’를 작곡해 중국인들의 사랑을 받은 천재 음악가 정율성 등의 이야기가 속도감 있게 그려진다. 중국인 아내 두군혜와의 사랑 이야기도 함께 버무려져 사랑과 혁명의 대서사시로 부활한다.

남동우 기자  ndw6310@hanmail.net

〈조선에서 온 붉은 승려〉
2013년 10월 18일 (금) 09:46:30 남동우 기자 ndw6310@hanmail.net

좌파로 낙인 찍혔던 독립운동가
정찬주/김영사/300면/13,000원

운암 김성숙 선생이 입적했을 때였다. 정부는 독립운동가였던 운암의 장례식을 사회장으로 치르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좌파라는 낙인이 찍혀 장례식 치를 장소가 마땅치 않았다. 그러자 가장 애가 탄 사람은 운허 스님이었다. 동국역경원장을 맡고 있던 운허는 당장 총무원장 영암 스님을 찾아갔다. 장례식장으로 조계사 마당을 빌리기 위해서였다. 사연을 들은 영암은 흔쾌히 허락했다. 그런데 장례식 당일 문제가 생겼다. 운허와 유족들은 매장하기로 합의했지만 총무원 일부 간부들이 반대했다. 운암이 한때 승려였고 불교식으로 집전하고 있으니 다비식을 치러야 한다고 맞섰던 것이다. 운허가 나섰다.

“운암이 지금은 비록 이름 없는 산자락에 묻히지만 세상 사람들이 반드시 운암을 귀하게 여길 때가 올 것이네. 지금 화장해 한 줌 재로 흩어버린다면 그때 가서 운암을 어디서 무엇으로 찾을 것인가?”

그로부터 35년 뒤 놀라운 시절인연이 왔다. 운암에게 건국훈장 독립장이 추서되더니, 파주 유택에 있던 운암의 유해가 마침내 서울 동작동 국립묘지에 안장됐다.

님 웨일즈 〈아리랑〉의 주인공 김산(장지락)의 사상적 스승이었던 운암 김성숙 선생의 생애를 담은 소설책이 나왔다.

소설은 조선에서 승려 생활을 하며 사회주의 운동을 하다 1923년 26세의 나이로 중국 베이징으로 건너가 아나키스트와 민족주의 혁명가로 활동했던 운암의 삶의 궤적을 쫓아간다. 용문사에서 불가에 입문해 태허라는 법명을 받은 그는 만세시위운동을 주도하다 서대문형무소에 수감된다. 이후 무산자동맹회와 조선노동공제회에 들어가 독립운동을 펼치다 베이징으로 건너간다. 아나키스트로 변신한 그는 테러 조직 의열단에 들어가고 잡지 〈혁명〉을 발간한다.

소설에서는 ‘조선에서 온 붉은 승려’ 운암 외에도 전설적인 혁명가 김산, 거침없는 테러로 일본인들을 두려움에 떨게 한 의열단원 오성륜, ‘인민해방군가’를 작곡해 중국인들의 사랑을 받은 천재 음악가 정율성 등의 이야기가 속도감 있게 그려진다. 중국인 아내 두군혜와의 사랑 이야기도 함께 버무려져 사랑과 혁명의 대서사시로 부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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