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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신문]종교간 화해와 사생 어떻게 이룰 것인가
관리자
조회수 : 2144   |   2008-09-06


지난 3일 특별좌담에 참석한 참가자들이 조계사 경내에서 미처 못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신규탁 교수, 방인성 목사, 서명원 신부, 종훈스님. 신재호 기자 air501@ibulgyo.com 종교간 화해와 사생 어떻게 이룰 것인가 불교신문 특별좌담 종교 평화는 사회 화합과 국가 발전을 이루는 근간으로서 중요하다는 사실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하지만 20만 명의 불자들이 운집한 8.27 범불교도대회 이후에도 이명박 정부는 성의 있는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무책임한 정부의 행태는 불교와 정부 사이에 풀어가야 할 문제에 다른 종교가 개입하며 종교분쟁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증폭시키도록 만들고 있다. 이에 본지는 각 종교 성직자를 초청해 우리나라에서 종교가 화합하고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이며 현 정부의 문제는 무엇인지 짚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본지 좌담에 참석한 종교인들은 각 교단을 대표하지 않으며, 개인적인 견해를 피력했음을 밝혀둔다. “상대 종교 인정하고 같이 살아야… 남의 종교 차별·폄하하면 안돼” 사회 : 좌담에 흔쾌히 응해주신 것에 감사의 마음을 표한다. 개인적인 궁금증 보다는 현재 우리사회에서 일어나는 종교현상을 염두에 두면서 참석한 여러분의 고견을 듣도록 하겠다. 세계 역사를 보면 종교로 인한 분쟁으로 말미암아 많은 사람들이 죽음과 희생을 겪었다. 반면 대한민국에서는 종교로 인한 분쟁이 한 번도 없었다는 자부심도 있다. 하지만 세세히 들여다보면 개인 간, 가족 간 종교 갈등이 현존하는 것이 사실인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방인성 목사 : 갈등이 가장 심각한 것이 종교 갈등이다. 이념과 지역, 빈부 차이에 따른 갈등보다 무섭고 비참한 것이다. 역사적으로 보면 한반도에서는 첨예하게 대립할 만큼 종교 갈등이 심각하지 않았다. 두 가지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한 가지 언어를 쓰고 있기 때문에 대화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다른 하나는 우리 민족이 다민족이 아닌 하나의 문화권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이유를 꼽자면, 가톨릭, 개신교, 불교도 유교적 문화를 저변에 깔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삶의 방법이 유교적이라는 말이다. 우리 사회에 종교 갈등이 첨예화되지 않은 원인은 단일 민족으로서의 한 언어, 한 문화권이라는 것과 유교라는 완충지대가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러나 요즘 이 문제가 불거지는 데다 정치권력이 원인을 제공하고 있어 우려를 표한다.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 앞으로도 우리가 가진 완충지대를 존중하고 잘 살리면 종교 갈등 문제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종훈스님 : 현재 우리 사회는 다종교사회로 자리 잡아가는 시점에 있다. 삼국시대와 고려를 거쳐 조선시대까지도 서민들은 불교를 믿고 있어 종교분쟁은 많지 않았다. 이제 와서야 다종교사회로 정착하는 과정이므로, 종교 갈등이 없었다고 자랑하기에는 앞날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불교가 존재 하던 시대인 조선말에 가톨릭 등이 유입돼 많은 박해를 받았다. 이 때 스님들은 사찰에서 미사를 보도록 하고 교인들을 숨겨줬다. 한국 가톨릭 성지도 사실 사찰이었던 곳이 있다. 천진암이 대표적이다. 불교는 교리자체가 배타적이지 않고 포용적이며 다신적 기조가 있다. 1960년대 들어서는 각 종교가 모여 종교협의회를 만들었다. 가톨릭 신부님과 개신교 목사님이 조계사 법당에서 설교했을 만큼 종교 사이에 문제가 없었다. 이후 다종교사회로 가며 선교, 포교가 활발해지며 젊은이들은 기독교를 선호하고, 어르신들은 불교를 믿으면서 가족 간, 개인 간 갈등이 조금씩 있어 왔다. 이는 세월이 지나 세대가 교체되면서 자연스레 해소될 것이다. 현재 가족, 개인 간 갈등은 종교를 전파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이기 때문에 언젠가는 해결될 문제라고 판단한다. 서명원 신부 : 두 분은 낙관적으로 보는 것 같다. 다른 각도에서 말씀 드리겠다. 한반도는 현재 둘로 갈라져 있다. 북한의 주체사상을 하나의 종교로 생각한다면 종교 이념 때문에 갈라졌다고 볼 수도 있다. 한국 사회에서 종교 갈등 또한 많았다고 생각한다. 다른 나라와 비교해 보면 결코 평화스럽지 않았다. 신라는 불교를 받아들이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고려가 붕괴되고 조선이 등장하면서 억불숭유 정책으로 불교를 엄청나게 탄압했다. 불교가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다. 이는 기독교 입장에서 보면 기적이다. 그런 갈등은 하루아침에 생긴 것이 아니다. 고려시대에 주자학이 들어오면서 갈등관계가 시작됐다. 서로가 사생결단하는 상황에까지 이르게 됐다. 조선시대는 더욱 복잡했다. 유생들이 배타성과 폐쇄성을 드러냈다. 일제강점기 불교는 목숨을 건지기 위해 타협할 수밖에 없었다. 조선의 탄압으로 미약했던 불교는 항의할 힘이 없었던 것이다. 불교가 살아난 것은 이승만 대통령 당시부터라고 할 수 있다. 정화운동을 지지하면서 불교는 둘로 갈라지게 됐다. 이승만 대통령은 불교의 정화를 지지하면서도 교회가 곳곳에 들어설 수 있도록 한 인물이었다. 이때부터 불교는 되살아나기 시작했고 아직도 애를 쓰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개신교와 가톨릭이 들어왔고, 성공회, 동방정교도 들어왔으나 주류는 개신교와 가톨릭이다. 이 둘 사이가 좋다고 얘기하기가 어렵다. 나는 한국 와서 개신교 신자로부터 이단자 취급을 받았다. 똑같은 뿌리 임에도 그런 말을 듣고 나니 한국사회에서 종교 갈등이 심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단일민족이고 유교적 바탕을 나누고 있어서 갈등이 없다는 말씀은 이해하기 어렵다. 한국사회는 ‘우리’라는 개념이 너무 강해 이것으로 긴장과 갈등을 해소하려는 경향이 있지만 갈등이 아주 없다고는 말할 수 없다. 사회 <신규탁 교수> : 현 정부 들어 종교편향 문제가 심각히 불거지고 있다는 것이 모든 불교계의 입장이다. 불교계의 주장에 대해 신부님과 목사님 그리고 스님은 어떤 입장인지. 방인성 목사 : 불교계가 범불교도대회를 연 것에 대해 종교인으로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우리 사회가 세계화, 다민족화 등으로 변화하면서 그동안 내재된 갈등들이 폭발할 가능성이 있다. 그럼에도 이런 갈등에 오히려 기름을 붓고 공격적으로 만들어내고자 하는 정부 태도와 대통령의 잘못된 철학, 또 대통령 역시 종교인이지만 종교의 근본적인 원리를 깨닫지 못하고 편협된 사고로 인해 다른 종교에 대한 존중이 없이 편향되도록 만들었다. 거기에 그를 보좌하는 사람들은 과잉충성으로 부풀려 왔다. 이에 반응해 불교계가 대회를 연 것은 다종교사회에서 종교차별과 편향 방지를 위한 외침이었다. 화합으로 가기 위한 몸부림이자 용기있는 행동이었다. 국민화합을 위한 움직임이었다고 평가한다. 다만 이웃종교들이 대회를 오인해 잘못된 오해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범불교도대회 직후 기독교 보수세력은 역차별을 받을 수 있다고 발표했다. 이는 잘못된 발언이자 대회를 왜곡시키는 것이다. 서명원 신부 : 정부는 종교 갈등이라는 불에 기름을 붓고 있다. 미국 부시대통령을 지지하는 기독교 근본주의자들의 보수우익 정신을 이어받아, 이명박 대통령이 알게 모르게 따라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명박 대통령이 비판력 없이 똑같은 모습으로 따라 갈까봐 걱정이 된다. 이는 반드시 막아야 한다. 외국에서도 뉴라이트가 있다. 미국 부시대통령을 만들어낸 움직임이며 그 수는 5000만명 정도가 된다. 그들은 이스라엘을 무조건 지지하고 있고 기독교 정신이 강한데다 배타적이며 폐쇄적이다. 그들의 세계관은 악의 세력과 자기 자신을 완전히 갈라놓은 아주 단순한 흑백논리에 빠져 있다. 현 이명박 정부의 모습과 정신적으로 너무 가깝기 때문에 연관이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종훈스님 : 분명히 밝혀둘 것은 이번 8.27 범불교도대회는 기독교와 불교의 갈등이 아니라는 것이다. 정부와 불교 사이에 갈등이 일어난 것이다. 물론 기독교와 불교 사이에는 내재돼 있는 불만이 있지만, 대세는 아니다. 지성적인 성직자들이 많기 때문에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국교가 기독교가 아닌 상황에서 정부 차원에서 그렇게 하지 말라는 어필이지 기독교가 왜 그러느냐고 하는 것이 절대 아니다. 그러나 이것이 올바로 마무리되지 못한다면 두 종교 사이에 내재된 것이 폭발할 수 있다는 위험성은 분명 있다. 사회 : 종교간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성직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 것 같다. 어떻게 신도들을 지도해야 하며, 사회에 통합의 메시지를 보내기 위해 어떤 공동의, 또는 개별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 방인성 목사 : 포교 중심의 교육이 이뤄지지 않아야 한다. 개신교는 너무 전도, 선교 위주로 성직자들을 교육시키고 있다. 진리의 가르침을 제대로 전해서 사람과 사회를 바꾸고 이웃종교를 존중할 수 있는 가르침이 있어야 한다. 우리가 가진 뿌리를 종교적 교리를 내세워 외면하는 가르침도 삼가야 한다. 개신교에는 이웃종교 시설을 파괴하는 잘못된 보수세력이 있다. 우리 교단 가르침과는 많이 왜곡된 것이다. 이처럼 잘못된 가르침이 만연돼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런 가르침을 멈추고 모든 종교가 비움, 나눔, 섬김을 제대로 가르쳐서 전인적인 인간으로, 또 종교가 추구하는 사회로 바꿔가야 한다. 종교지도자들은 패권주의를 버려야 한다. 살아남아야 한다, 왕성하게 돼서 무언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종교 패권주의가 개신교 안에서 짙다. 부활신앙으로 승리에 도취돼 대형교회를 짓고 많은 사람을 모아 영향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예수님의 가르침은 그렇지 않았다. 종교 패권주의를 벗고 올바른 가르침을 많은 사람들이 실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종훈스님 : 더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면, 종교지도자들 사이에 대화가 있어야 한다. 상호 방문해서 대화하는 모습을 신도들에게 보여줬으면 좋겠다. 또 각 종교가 공동으로 음악회, 체육대회 등 문화 행사를 통해 종교화합을 도모하는 장을 열었으면 한다. 이를 보면서 신도들은 이웃종교에 마음을 열고 더불어 함께 사는 지혜를 배울 것이다. 서명원 신부 : 이웃종교에 대한 존경심을 심어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이를 위해 다른 종교로부터 배울 것 있다는 사실을 알려줘야 한다. 이명박 정부와 뉴라이트운동의 근본 문제는 자신만이 진리를 알고 있다는 착각에 빠져 있다는 것이다. 자신이 믿고 있는 신앙 대상에 대한 확신을 가지되 이웃들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하고 서로 배워야 한다. 예를 들어, 이번에는 <금강경> <육조단경>을 함께 읽고 다음에는 성경을 읽으면서, 지식인이자 지성인, 성직자로서 무엇인가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모두에게는 하나의 신앙관, 진리관이 있어서 다른 사람들의 세계관으로 들어가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뉴라이트를 보면서 종교 교육에 있어 원판불변의 법칙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자신의 세계관에 너무 빠져 있어 그 틀을 부수어 버리기가 힘들 것 같다. 이는 애초부터 종교적인 교육을 잘못 받았기 때문이다. 이를 바꾸려면 성직자가 이웃종교에 대한 존경심을 보여주며 가르쳐야 한다고 본다. 사회 : 통계에 의하면 종교가 없는 국민이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을 차지한다. 종교가 없는 사람들도 분명 권리가 있는데, 비종교 혹은 무종교인들에 대한 권리는 어떤 방식으로 보장해야 하나. 공적인 기관인 정부가 종교계에만 혜택을 주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 혜택이 돌아가지 않으면, 종교를 갖지 않는 것 자체가 또 하나의 차별이 되는 것은 아닌지. 종훈스님 : 선거제도와 종교가 맞물려 부작용을 일으키고 있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잘못된 정치가들이 도움을 받기 위해 종교인과 거래해 이득을 주겠다고 하고, 반대로 일부 비뚤어진 성직자들이 정치가에게 접근해 표를 줄테니 대가를 요구하기도 한다. 성직자들이 표 장사를 통해 종.정(宗政)유착하며 세 과시용으로 사용하고 있다. ‘고소영 내각’이 대표적 사례일 것이다. 이는 비종교인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제공할 수 있다. 종교와 정치가 유착되면서 결과는 스스로에게 독이 된다. 만약 정치가가 실수하면 그를 지지한 종교가 모두 뒤집어쓰게 된다. 이명박 정부가 실패하면 소망교회가, 개신교가 죄를 뒤집어쓰게 될 것이다. 권력에 대한 유혹은 달콤하지만 결국 부작용을 낳고 종교적 신뢰는 떨어지게 된다. 그러면 비종교인들이 득세하며 정치가와 종교인을 쓸어내야 한다고 할 것이다. 정치와 종교가 묶이는 것은 무척 위험스러운 일이다. 종교는 본래 목적대로 가르침을 펼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비종교인들이 양산돼 종교인 스스로가 자신의 무덤을 파는 일이 될 수 있다. 방인성 목사 : 대한민국 정부 수립 후 정치지도자에 의해 종교가 이슈화 되면서 종교인과 비종교인의 차별이 생겨 버렸다. 한민족은 종교성이 짙은 민족이다. 때문에 윤리나 사람을 대하는 태도 등에서 우리 민족은 높은 수준을 자랑해왔다. 그런데 종교인들이 정치와 유착하면서 국민들이 신물 나게 느끼고 비종교인들이 양산됐다. 비종교인들이 차별 받으며 상대적으로 박탈감을 느끼게 됐다. 이명박 정부가 어떤 정부보다 가장 강하게 부추기고 있다. 정부 초기부터 심각하다. 정권 탄생부터 조직적이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에 소망교회 권사를 세우는 등과 같은 조치는 비종교인들이 차별 받는 대표적인 예다. 이렇게 되면 비종교인들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종교인들은 점점 힘을 잃어가게 된다. 종교가 약해지면 윤리, 도덕이 무너져 사회에는 미래가 없어진다. 공동선(善)과 자비, 사랑이 무너지면 타락의 길로 갈 수밖에 없다. 비종교인들이 차별받고 있다는 우리 스스로의 자각이 필요하다. 이웃종교 존중하는 것 못지않게 비종교인도 존중하고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사회임을 인정해야 한다. 또 비종교인들이 자유선택에 의해 종교의 높은 윤리기준을 배울 수 있도록 종교가 개방해야 한다. 종교가 이를 억압하고 차별하고 있어 반감을 갖고 타도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이다. 대형교회나 신도 수로 정체성을 두지 말고 근본으로 돌아가야 모든 이들과 더불어 사는 사회가 될 수 있다. 서명원 신부 : 처음 한국에 왔을 때, 종교가 없는 사람도 양심이 살아있는 것을 봤다. 바르게 행동하고 남에게 해 끼치는 행동을 안 하는, 자신만의 윤리의식을 갖고 있는 것을 보며 비종교인에게도 배울 것이 많다고 느꼈다. 불교적으로 보면 그들에게 불성이 있고, 기독교로 보면 그들은 하나님의 모상대로 창조된 사람들이었다. 어느 면에서, 그들은 제도권 종교를 비판하는 역할을 하고 있기에, 결과적으로 상호보완적인 관계에서 대화할 수 있는 좋은 대상이 될 수 있다. 종교인들은 무신론자에게서도 많은 배움을 얻을 수 있다. 사회 : 종교인으로써, 자신의 종교를 보다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교회, 성당, 사찰로 이끌려는 것은 당연한 신념(교리)일 것이다. 하지만 제한된 공간에서 제한된 사람을 대상으로 한 선교(포교)는 곧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서명원 신부 : 내 인생의 목적은 불교를 통해 사람답게 사는 법을 배우면서도 예수님의 진리의 세계에 더욱 깊이 빨려 들어가는 것이다. 포교가 내 목적은 아니다. 처음에 한국에 왔을 때, 이교도들에게 포교를 하려다가도 마침내는 이교도로부터도 많은 것을 새롭게 배울 수 있게 되었기에, 그 생각을 바꾸게 됐다. 종훈스님 : 불교는 자성을 밝혀 성불하는 것이다. 자성을 밝히려면 청정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 청정한 마음을 우리말로 바꾸면 고요함과 맑음이다. 고요함을 이루기 위해서는 참선을 하고, 맑음을 성취하기 위해서는 경전을 보며 지혜를 얻는다. 맑음과 고요함을 추구하는 것은 이웃종교의 말씀에도 포함돼 있다. 하나님도 예수님도 평화라고 하면서 맑음과 고요함을 가르친 것이 아닌가. 불교의 가르침이나 기독교의 교리는 어느 정도 일맥상통함을 알 수 있다. 방인성 목사 : 종교인들이 본원으로 돌아가야 한다. 불교에는 해탈이 있다면, 기독교에는 십자가가 있다. 종교인들이 가난해지고 비웠으면 한다. 너무 많이 가지려 하고 무언가를 잡으려 하는 것이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자신이 목표하는 것을 이루려고 하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있다. 개신교의 잘못된 종교성과 맞물린 것이라 생각한다. 종교가 추구하는 비움과 나눔, 고요함과 평온과는 너무나 동떨어져 있다. 이 시점에서 종교지도자들은 좀 더 가난해지고 종교단체도 가난해질 필요가 있다. 그런 것 없이는 아무리 좋은 이론과 교리를 펼치더라도 영향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사회 : 재가신도나 평신도들 또는 우리 사회를 살아가는 국민들은 다종교사회에서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하는가. 서명원 신부 : 각 종교의 고유성을 살려야 한다. 불교와 기독교가 교리적으로 가깝다거나 혹은 결국에는 둘다 똑같다고 말한다면, 우리는 서로 다른 종교에서 새롭게 배울 수가 없다. 무차별계에 있어서는 다를 것이 없다해도, 우리가 현재 차별계에 살고 있는 한, 각 종교들이 다른 언어, 다른 문화권에서 발생했기 때문에 생겨나는 차이를 인정하고나서, 진리를 향해 나아가야만 한다. 오늘 우리가 살고 있는 한국사회에서는 이웃종교들을 구체적으로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많기에, 이런 여건들을 오히려 이롭게 사용하기를 바란다. 종훈스님 : 유일신 사상을 가진 기독교가 불교를 인정할 수 있는가. 예전에 유치원 아이들에게 침 세례를 받은 경험이 있다. 왜 그러냐는 물음에 아이들은 “사탄이잖아요”라고 하더라. 교회 부설 유치원 선생님이 스님을 사탄으로 가르쳤기 때문이다. 어릴 때부터 교육 받고 있다는 생각이 드니 섬뜩했다. 아이들이 성장해 사탄인 나를 가만히 둘 것인가 하는 위협을 느꼈다. 그들이 과연 사탄과 상생하겠는가. 이같은 사례들은 종교 속에 분명 내재돼 있는데 현실적으로 상생이 가능하겠는가. 이것이 진정한 하나님의 말씀일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이런 부분에 대해서 종교가 나서 서로 토론하고,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방인성 목사 : 상생과 화합이 현실적으로 되겠는가 라는 지적은 인정한다. 종교 간 차이는 있으나 모두가 추구하는 공동선은 분명 있다. 이를 바탕으로 모든 종교가 함께 추구하는 운동이 있어야겠다. 생명, 환경, 사회 정의, 약자 보호, 평화와 자유운동 등이 예라고 할 수 있다. 3.1 운동은 종교인들이 협력한 좋은 사례이므로 전례를 계승해 종교가 하나가 돼 사회를 변화시키는 운동들이 활발하게 일어나야 한다. 더불어 이명박 대통령은 반드시 사과해야 한다. 좌우, 빈부를 넘어선 종교 갈등을 부추기는 원인 제공자가 이명박 대통령이다. 사과를 하고 이웃종교들에게 배워서 정책으로 옮기고자 하는 겸손한 마음이 있어야지 일방통행 식 행보는 오래가지 못한다. 사과와 더불어 불교계의 요구에 대한 조치가 함께 수반돼야 한다. 종교인들은 공동선으로 하나가 돼서 건강하고 행복한 사회, 민주적이고 통일된 사회를 이루기 위해 함께해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은 정책과 철학이 잘못됐음을 인정해 사과하고 합당한 조치를 취해야 우리나라가 새롭게 출발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이라 확신한다. 사회 : 오늘 좌담에서 귀한 말씀을 준 여러분들의 생각이 세상에 널려지고 또 그 말씀이 실현돼서, 다종교사회를 살고 있는 각 종교의 신도들은 물론 종교를 아직 가지지 않은 많은 사람들을 포함해 이 땅에 사는 모두가 평화롭게 상생하고 상부상조하는 그런 격조 높은 사회가 실현되기를 기대한다. 정리=김하영 기자 hykim@ibulgyo.com [불교신문 2458호/ 9월1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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