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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속의 운암
(한겨레 )봉선사의모험..과연 성공할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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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조회수 : 2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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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2-07
껐?친일파
후손들과 정면승부하는 모험에 나섰다.
“작은 나 대신 큰 나를 선택”=지난달 24일 저녁 경기도 남양주시
진접읍 봉선사에는 ‘손님’ 10여명이 찾아왔다. 친일인명사전 편찬
작업을 진행 중인 민족문제연구소와 조계종 중앙신도회, 민주노동당 남
양주시지부, 남양주시청 공무원직장협의회 관계자들이었다. 봉선사
와 내원암의 스님들은 이들과 2시간이 넘는 회의 끝에, 친일파 이해
창의 후손들이 보내온 ‘소 취하 동의서’를 내지 않기로 결정했
다.
이해창은 일제로부터 조선 사람 가운데 가장 높은 작위인 후작을 받았
던 매국형 친일파의 대표적인 인물로, 그 후손들이 최근 봉선사 내
원암 소유의 땅 5만평에 대해 환수소송을 내면서 봉선사는 땅 문제에
휘말렸다. 이 문제가 보도되면서 여론의 비난이 거세지자, 후손 쪽
은 결국 욕심을 접기로 했다. 그런데 오히려 스님들이 이를 거부하
고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끝까지 법정에서 시비를 가리기로 했다. 설
사 봉선사가 패소해도 친일파 후손들의 재산 찾기를 막는 근본대책
을 마련하도록 시민들의 분노를 이끌어내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우리가 희생되더라도 친일파 후손들이 부정한 재산을 찾아가는
행태를 막을 근본책을 세우는 계기로 삼았으면 합니다.” 봉선사 주
지 철안 스님은 “실정법에 따르면 승소는 어려울 수도 있지만, 시
대의 악행을 제거하고 모순을 해결하는 ‘파사현정’(사악함을 깨뜨
리고 정의를 드러냄)의 길을 가려 한다”며 “친일파의 후손도 결국
은 우리가 껴안아야 할 동포이지만, 이들이 부정한 재산을 되찾겠다
고 나서는 잘못된 행태만은 뿌리뽑아야 한다”고 말했다.
재판 전망=현재 5만여평 땅의 법적 소유주인 내원암과 봉선사가
‘소취하 동의서’를 내지 않으면 재판은 예정대로 진행될 수밖에 없다.
이르면 30일 최종변론에 이어 다음달 선고가 날 수도 있다. 봉선사
쪽이 생각하는 가장 긍정적인 방향은 재판부가 헌법재판소에 위헌법률
심판을 제청하는 것이다. 봉선사는 지난달 8일 서울중앙지법 재판
부에 ‘친일파의 재산권 보호는 헌법정신에 어긋난다’는 취지로 위
헌법률심판을 제청해 달라고 신청했다.
이해창 후손 쪽의 변호사는 이씨 쪽의 대응을 알아보려는 취재진
과접촉을 거부했다.
불교계 과거청산 움직임=봉선사의 ‘결단’은 불교계 전체의 과거
사 청산 움직임으로 연결될 조짐도 보이고 있다. 봉선사·내원암 스
님들과 조계종 중앙신도회, 민족문제연구소 등이 7일 서울 조계사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조계종 중앙신도회 손안식 상임부의장은 “불교계
의 친일 과오를 반성하고 민족정기 확립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총무원 기획실장 법안 스님도 “(이번 봉선사 소송을 계기로) 향후
종단 차원에서 사부대중의 의견을 수렴하여 역사가 바로 설 수 있
도록 사건이 완결될 때까지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동현 민족문제연구소 연구원은 “현재 친일파 후손들이 20여건의
재산 환수소송을 냈으며, 이 가운데 절반 가량 승소해 재산을 찾아갔
다”며 “이 땅 대부분은 (단순 부역자가 아닌) 매국형 친일파들이
한-일 병합의 대가로 일제로부터 받은 재산이라는 점에 문제의 심각
성이 있다”고 말했다.
올해 초 노회찬 민주노동당 의원과 함께 ‘친일반민족 행위자 재산
환수에 관한 특별법’을 발의한 최용규 의원(열린우리당)은 “17대
국회에 이르기까지 친일파 후손들의 재산 되찾기 문제를 방기한 것
이 부끄럽고 참담하다”며 “공청회까지 마친 재산환수 특별법을 이번
정기국회에서 반드시 통과시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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