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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독립영웅의 후손들…우리가 잊어가는 역사, 그들은 지키고 있었다
관리자
조회수 : 2951   |   2019-04-04


‘백년 만의 귀향, 집으로…’


MBC 교양 4부작 ‘백년만의 귀향, 집으로’
나라밖에 사는 후손 23명 만나
우리말 못해도 ‘한국인’ 자부심
선조 역사 책으로 만들어 기록

KBS2 ‘내가 사랑한 아리랑’
임정 국무위원 김성숙 손자 등
음악가로 성장한 후손들 조명


 

"아버지, 당신은 훌륭한 애국자입니다."


먼 이국땅에서 아버지를 찾아온 손님들을 향해 장자크 홍 푸안(77)은 말한다. 그는 프랑스에서 활동한 독립운동가 홍재하 선생의 막내 아들이다. 홍재하 선생은 1919년 프랑스의 소도시 쉬프에서 결성한 유럽 최초 한인단체인 재법한국민회를 이끌며 독립운동에 헌신한 ‘숨은 영웅’이다.

<문화방송>(MBC)이 1일 시작한 4부작 교양프로그램 <백년 만의 귀향, 집으로>(8일 밤 8시55분, 14·21일 밤 11시55분)는 타지에서 “조국 독립”을 외치다 외롭게 잠든 이들의 후손을 찾아간다. 한국 정부를 대신해 감사를 전하고 고국으로 초대한다. 그간 독립운동가와 유적지에 주목하던 임시정부수립 100돌 특집 프로그램들의 시선이 ‘후손’에까지 확장된 것이다.

이 프로그램을 만든 최형문 팀장은 “많이 늦기는 했지만 당신의 선조 덕분에 우리가 이렇게 자유로운 나라에서 살 수 있게 됐다는, 한번쯤은 제대로 된 감사를 전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취재진은 미국, 중국, 프랑스, 러시아 등 3대륙 6개국을 누비며 독립운동가의 후손 23명을 만났다. 국가보훈처와 역사학자, 교민 사회 등의 도움을 받아 총 103명을 찾았지만 프로그램엔 23명이 등장한다. 1929년 프랑스에 고려통신사를 세우고 펜으로 독립 의지를 보여줬던 서영해 선생의 후손, 연해주 독립운동을 이끌었던 최재형 선생의 후손, 세탁소 운영과 채소 장사로 번 돈을 독립운동 자금에 보탠 임성실 선생의 후손 등이다. 직접 후손들을 취재한 신지영 기자는 “촬영을 거부하는 분도 있었고, 고초를 겪어서인지 선조가 독립운동가라는 사실을 밝히는 걸 꺼리는 분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안창호 선생의 막내 아드님이 90대 고령이신데, 촬영 즈음에 몸이 아프셔서 만남을 취소할 수밖에 없었다”며 안타까워했다.

후손들을 취재하면서 부끄러웠던 점은 우리는 기억해주지 않았던 역사를 이들은 잊지 않으려고 노력해왔다는 것이었다. 카자흐스탄의 독립운동가 자손들은 선조가 누구이고 어떤 일을 했는지를 기록해 책으로 엮어 놓았다. 신 기자는 “한 분을 제외하고는 모두 한국어를 하지 못했지만, 그럼에도 뼛속 깊이 한국인이라는 자부심이 있다는 점이 감동적이었다”고 전했다.

후손들은 선조들이 생전에 고국 땅을 밟지 못한 걸 가장 안타까워했다. “아버지는 늘 고국에 가고 싶어했지만, 우리는 당시 너무 가난했어요. 고국에 보내드리지 못한 게 너무 죄송해요.”(장자크 홍 푸안) 홍재화 선생은 1958년 해방된 조국 땅을 밟고 싶다고 고국에 도와달라는 편지를 보냈지만, 도와줄 수 없다는 답을 들었고 이후 암으로 세상을 떠난다. 대부분 타지에서 눈을 감았고 유해가 돌아와 안장된 분도 몇분 되지 않는다.

현재 후손들의 열악한 처지도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우수리스크에 있는 최재형 선생의 옛집이 독립운동 기념관으로 새로 꾸며졌지만 정작 후손들은 경제적 문제로 지난달 28일 열린 개관식에 가보지 못했다. 최형문 팀장은 “방송과는 별개로 최재형 선생의 후손을 기념관에 모시고 가고, 묘소를 손보는 비용을 지원하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내가 사랑한 아리랑’ 출연자들.

<…집으로> 외에도 후손들을 조명하는 프로그램이 또 있다. 11일 <한국방송2>(KBS2)의 <내가 사랑한 아리랑>(목 밤 8시20분)에는 독립운동가의 후손인 음악가들이 등장한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국무위원 운암 김성숙의 손자인 피아니스트 두닝우, 의병장 출신으로 러시아에서 독립운동을 벌였던 유상돈 선생의 후손인 고려인 4세 바실리강(트럼펫)-안톤강(비올라) 부자다.

후손을 발굴하는 작업은 결국 선조들의 피와 눈물을 기억하는 일이다. 신 기자는 “후손들을 통해 과거가 아닌 현재를 보여주며, 미래를 어떻게 그려가야 하는가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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