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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이념의 시대에 묻힌 ‘중간파’의 비극
관리자
조회수 : 3073   |   2005-12-07


한국현대사의 비극-중간파의 이상과 좌절 (2003-05-01 ) ‘중간파’는 좌냐 우 냐, 남이냐 북이냐의 양분법 속에 설자리를 잃고 현대사에서

가장 비 참하게 생을 마친 양심적 지사들의 이름이다. 식민시대와 해방정국, 6.25로 이어지는 격동의 역사 속에 서 이들은 친미적인 이승만 세력이나

그에게 빌붙은 친일파들의 극우 노선을 비판했고, 박헌영으로 대표되는 극좌 정치노선을 따르지도 않았다.


그 댓가는 ‘기회주의적 친공산주의자’라는 우익의 매도 와 ‘회색적 기회주의자’라는 좌익의 비판이었다. 분단 반세기가 지 난 지금에도 좌우의 이념논리를

기저에 둔 남북의 현대사는 좀처럼 이들 의 가치를 주목하지 않는다. "중간파"들의 생애를 재조명한 김재명씨의 저서 "한국 현대사의 비극-중간파의 이상과 좌절" 

9인의 비극적 생애 김재명씨가 쓴 ‘한국현대사의 비극-중간파의 이상과 좌절 (도서출판 선인)’은 현대사의 ‘주변인’으로 전락한 9인의 중간파 인물들의 삶을 복원한 평전이다.


한국 현대사의 굴절과 패배를 상징하는 사건으로 이른바 ‘중간파’의 몰락을 드는 이들이 많다. 해방 후 좌·우익의 극심한 대립 속에서 설자리를 잃고 정치적 낭인으로 떠돌다

비참하게 생 을 마친 이들이 중간파다. 좌우합작을 통한 평화통일의 꿈도 이들의 좌절과 함께 파산했다. 국제분쟁 전문기자로 활동해온 김재명(뉴욕 시립대 박사과정·국제정치)씨가 쓴 〈한국현대사의 비극-중간파의 이상과 좌절〉은 청춘을 바쳐 조국의 해방과 독립을 위해 싸웠으면 서도 아무것도 돌려받지 못한 채 스러진 중간파 인물들의 삶을 추적 한 연구서다.


이 책에서 중간파란 이름으로 묶여 소개되는 이들은 김성숙 ·장건상·원세훈·김창숙·조완구·안재홍·유림·김규식·조소앙 등 9명이다.

이들은 모두 30년 안팎의 긴 세월 동안 풍찬노숙하며 항일투 쟁에 몸바친 인물들이다. 이들은 또 한결같이 “극좌·극우의 편향성 을 극복하고 좌우합작과 남북협상을 통한

민족통일에 온 힘을 기울인” 사람들이었다.


이들은 친미적인 이승만 세력이나, 그에게 빌붙은 친일파들의 극우 노선을 비판했고 박헌영의 극좌 노선도 따 르지 않았다.

그러나 “극우파는 이들을 기회주의적 친공산주의자로 몰아붙였고, 극좌파는 이들을 회색적 기회주의자로 비판했다.” 6.25 전쟁 와중에 북으로 간 김규식 장건상 안재홍 원세훈 조소앙

조완구, 반(反) 이승만 노선을 걷다 극심한 가난 속에 쓸쓸 히 눈을 감은 김창숙 김성숙 유림의 생애는 좌우의 이념 대립 속에 희생된 모든 ‘중간파’들의 묘비명이다.


이들은 모두 30년 안 팎의 긴 세월동안 항일 독립운동에 매진했고, 해방 후에는 좌우 이념 대립의 복판에서 양쪽으로부터 모두 배척받은 인물들이다.

이들이 정말 ‘기회주의자’였을까? 지은이의 설명을 따라 가다 보면, 이들에게서 기회주의적 면모를 느끼기는커녕, 지나칠 정 도로 강직한 성품을 지닌 ‘지사’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가령, “운암 김성숙(1898~1969) 같은 이가 걸었던 길이 그러하다.


승려로서 3·1운동에 참여했다가 체포돼 2년 동안 옥살이를 한 그는 중국으로 건너가 약산 김원봉의 조선의열단 등에서 급진 혁 명가로 활약했다.

민족진영 급진파로서 상해임시정부에 참여했던 그 는 임시정부 내에서 이승만의 반소·친미 노선을 비판했다. 해방 뒤 귀국한 그는 몽양 여운형과 함께 ‘근로인민당’을 결성해 좌우합작 에 나섰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분단과 전쟁 이후에도 혁신계 지도자로 활동했던 그는 집 한 칸 마련하지 못한 채 가난과 병고에 시달리다 세상을 떴다.


“ 이 책은 저자가 1980년대 중반부터 현역 기자로 일하면서 발표했던 글을 재정리한 것이다. 발품을 들여 수집한 문헌자료와 주변인들의 증언 등은 사학계조차 제대로 돌보지 않았던

이 들의 삶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귀중한 자료로 손색이 없다. 역사의 지류에 배치된 개인이 아니라, 9인의 치열했던 개 인사를 통해 역사의 현장을 보여주는 서술 방식은 과거 속에서 현재 를 부단하게 반추토록 하는 생동감이 있다.


저자는 서문에서 이렇게 말한다. “그들이 추구했던 민족분 단의 극복이라는 이상, 그들이 풀려고 고심했던 현실적 과제는 21세 기 분단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여전히 유효한 이상이자 과 제임이 틀림없다.” 하지만 민족주의 자체에 대한 반성이 현시대의 또 다른 화 두인 것을 떠올리면 오로지 철저한 민족주의자로 살다간 이들의 생애가

역사를 관통하는 지고의 가치로 평가될 수 있는지는 논쟁의 여지가 남는다.


이들이 추구했던 좌우합작을 통한 민족통일론 역시 역사적 상황에선 현실화되기 어려웠던 ‘이상주의’로 읽혀지는 느낌이 있다. 따라서 이들 ‘중간파’들의 비참했던 생애를 따라간 끝에 “우리 사회에 참된 좌우익은 있었는가” 하는 또 다른 이념 우선 적인 의심에 직면하더라도 그것이 저자의 의도에 대한 무례한 오독은 아닐 성 싶다. 지은이는 협상과 대화로써 민족의 통일을 이루려 했던 이 중 간파들을 ‘민족 양심 세력’이라고 규정하며, 분단 극복이 최대 과 제로 남아 있는 오늘의 우리에게 이들의 이상주의적인 통일 염원 을 되새기는 일은 여전히 소중하다고 강조한다.


저자 김재명씨는 경향신문사, 중앙일보사 기자로 일했고 극좌 극우의 편향성 지양과 분단극복에 대한 관심으로 꾸준히 글을 써왔다. 현재 뉴욕시립대 국제정치학 박사과정에 있으며 프레시안에 ‘김재명의 뉴욕통신’을 연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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